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됐다. 3년 만에 답답한 마스크에서 드디어 해방된 것이다. 그러나, 해방감도 잠시 마스크를 벗자마자 각종 호흡기 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국내 환자의 수가 1만 3,268명으로 지난해(1,002명) 같은 기간의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호흡기 질환이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학교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인데, 개인위생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소아청소년이 가장 많이 걸리는 호흡기 질환그렇다면, 학부모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호흡기 질환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인플루엔자를 생각하겠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급성 기관지염'을 가장 우려해야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0년 기준으로 △5세 미만 144만 5,095명 △5~9세 134만 1,805명 △10~14세 68만 7,334명 △15~19세 52만 510명이 급성 기관지염으로 병원을 방문해 환자의 주 연령대가 소아청소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심평원에서 발표한 다빈도 질병 분포도에서도 3~11세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으로 급성 기관지염이 지목됐다. 기관지는 우리가 들이마신 공기를 폐로 이동시켜주고, 내쉰 공기를 바깥으로 이동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세균, 먼지 등 외부에서 유입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면역작용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관지에 바이러스, 박테리아, 독성 물질 등으로 인해 갑자기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급성 기관지염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급성 기관지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arainfluenza)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호흡기 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소아 급성 기관지염의 50~75%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침, 3주 이상 지속되면 검사받아 봐야급성 기관지염을 대표하는 증상은 기침이다. 한번 발병하면 심한 기침이 반드시 동반되며 최소 5일에서 최대 3주간 지속된다. 다만,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3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두통, 인후통 등 감기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급성 기관지염이 발생하면 기침 증상이 심해지고 더 오래 지속된다. 심한 경우 심장 박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흉통, 근육통이 나타나거나 심한 기침으로 인해 토를 하기도 한다. 만약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재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관지 천식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천명(쌕쌕거림), 호흡곤란, 38도 이상의 고열, 화농성 가래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아에게서 급성 기관지염이 나타날 경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모세 기관지염으로 발전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심한 기침과 고열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뜻한 물 많이 마시면 도움 돼급성 기관지염 치료의 주요 목적은 기침 조절에 있다. 집에서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많이 마시고, 오염된 공기를 최대한 피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금방 호전된다. 기침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생제 처방은 하지 않는다. 이는 과도한 항생제 복용이 슈퍼 바이러스와 같은 항생제 내성균 출현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음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급성 기관지염 예방법이다. 1. 적절한 실내 온도 및 습도 유지2. 충분한 수분 섭취3. 손 위생4. 구강위생5. 충분한 수면6. 균형 잡힌 식습관7. 예방접종8. 호흡기 질환자 접촉 삼가